“그 영화 재밌어?”라는 질문에, 확신은 없지만 아는 선에서 답하고 싶을 때가 있다. “내가 알기로는 재밌어” 정도로. 이 “내가 알기로는”을 영어로 만들어 주는 표현이 바로 as far as다.
그런데 이 표현, 얼굴이 두 개다. 하나는 방금처럼 “~하는 한, ~에 관한 한”이라는 범위·정도를 나타내고, 다른 하나는 “저기까지”라는 물리적 거리를 나타낸다. 같은 단어인데 뜻이 꽤 멀리 떨어져 있어서, 문장에서 어느 쪽인지 알아채는 게 포인트다.
”내가 아는 한” — 범위와 정도의 as far as
가장 자주 만나는 쓰임이다. 무언가를 딱 잘라 말하긴 조심스럽고, “내가 파악한 범위 안에서는”이라고 한 발 물러설 때 쓴다.
As far as I know, the store closes at 9.
내가 알기로는 그 가게 9시에 닫아.
주어만 바꾸면 뉘앙스가 조금씩 달라진다. 자주 쓰는 조합을 묶어 두면 편하다.
As far as I know — 내가 아는 한
As far as we know — 우리가 아는 한
As far as I can tell — 내가 보기엔 (판단하는 한)
As far as I can remember — 내가 기억하는 한
넷플릭스 최고 인기작을 이야기할 때도 이렇게 한 겹 안전장치를 두면 자연스럽다.
Stranger Things is Netflix’s most-watched show, as far as we know.
우리가 아는 한, 「기묘한 이야기」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이야.
“내 입장에서는, 나로서는”에 해당하는 as far as I'm concerned도 같은 식구다. know나 tell이 “정보”의 범위라면, 이건 “내 입장”의 범위를 긋는다.
As far as I’m concerned, the meeting can wait until Monday.
나로서는 그 회의 월요일까지 미뤄도 상관없어.
”저 멀리까지” — 거리의 as far as
두 번째 얼굴은 훨씬 직관적이다. 어떤 지점까지의 거리를 나타낸다. 우리말 “~까지”에 딱 붙는다.
I walked as far as the mall.
나는 쇼핑몰까지 걸어갔어.
지진 기사처럼 “여기서 저기까지 영향이 미쳤다”를 말할 때도 이 표현이 나온다.
A 4.5 magnitude earthquake shook the Bay Area, felt as far as the South Bay.
규모 4.5 지진이 베이 지역을 흔들었고, 사우스베이까지 진동이 느껴졌다.
“눈이 닿는 데까지”, 즉 끝없이 펼쳐진 풍경을 그릴 때 쓰는 관용 표현도 있다.
as far as the eye can see
눈이 닿는 데까지 (끝없이)
Fields of green stretched as far as the eye could see.
초록 들판이 눈 닿는 데까지 펼쳐져 있었다.
사전은 이렇게 나눈다
as far as(= so far as)를 사전식으로 정리하면 세 갈래다.
- (거리·범위·정도가) ~까지
- ~와 같은[같이 먼] 거리까지
- ~하는 한, ~에 관한 한
1·2번이 거리 쪽, 3번이 범위·정도 쪽이라고 보면 깔끔하다.
헷갈리기 쉬운 as long as
발음도 생김새도 비슷한 as long as와는 역할이 다르다. as far as가 “범위·거리”라면, as long as는 조건(“~하기만 하면”)이나 기간(“~하는 동안”)을 나타낸다.
As long as you finish by 5, take your time.
5시까지만 끝내면, 천천히 해도 돼.
“내가 아는 한”을 말하려다 as long as를 쓰면 뜻이 어긋난다. know·tell·remember·concerned와 짝을 이룰 땐 far라는 걸 기억해 두자.
핵심 정리
- 범위·정도:
as far as I know / we know / I can tell / I can remember— 단정 대신 “내가 아는 선에서” - 입장:
as far as I'm concerned— “나로서는, 내 의견으론” - 거리:
walk / feel ... as far as ~— “~까지”,as far as the eye can see는 “눈 닿는 데까지” - 주의: 조건·기간은
as long as— far와 헷갈리지 말 것
마무리
as far as는 결국 “어디까지”를 긋는 표현이다. 정보든, 입장이든, 실제 거리든 — “여기서 저기까지”의 선을 그어 준다고 생각하면 두 얼굴이 하나로 이어진다. 오늘은 as far as I know 하나만 입에 붙여 보자. 확신이 없을 때 가장 요긴하게 써먹게 된다.